16. 세포주기와 세포분열
세포분열은 단일세포로부터 생명체의 발생, 다세포성 생물의 생장, 조직의 재생, 모든 생물의 생식을 통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원핵생물과 진핵생물의 세포분열은 네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먼저 세포 내부 또는 외부의 신호가 세포분열을 개시한다. 이렇게 새로 만들어진 두 세포는 모두 온전하며 동일한 유전자 세트를 가지도록 세포의 유전물질이 복제되어야 한다. 복제된 DNA는 두 딸세포에 동일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2개의 새로운 세포를 분리하기 위해서 세포에 필요한 효소와 세포 소기관이 합성되어야 하며, 새로운 물질이 세포막(과세포벽을 가진 생물의 경우는 세포벽)에 첨가되어야 한다.
원핵생물은 이분법으로 분열한다. 원핵생물에서 세포분열은 단세포성 개체를 생성한다. 세포는 커지고 DNA를 복제한 다음 이분법이라는 과정을 통해 세포질과 DNA를 새로운 두 세포로 분배한다.
<분열신호> 환경 조건과 영양분의 농도와 같은 외부 요소가 원핵생물이 세포분열을 개시하는 공통 신호이다. 예로써 탄수화물과 무기질을 들 수 있는데, 두 영양소가 풍부한 경우, 세균인 Bacillus subtilis은 120분마다 한 번씩 분열한다. 영양분의 수준이 낮다면 생장은 느려지며 결국 분열을 멈추는 결과를 가진다. 조건이 다시 양호해지면 생장과 분열을 재개한다. 유전학 연구에서 흔하게 사용하고 있는 대장균은 탄수화물과 무기질 영양소가 풍부한 조건에서 20분마다 한 번씩 분열하기 때문에 연구에 용이하다.
<DNA의 복제> 염색체는 단백질이 결합해 있는 길고 가는 DNA 분자이다. 세포가 분열할 때, 생명체의 유전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모든 염색체는 복제되어야 하고, 염색체의 각 사본은 새로운 두 세포에 각각 전달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원핵생물은 단 하나의 염색체를 가진다. 만약, 대장균의 DNA를 원형으로 펼친다면, 그 지름은 세포보다 200배 이상 더 크다. 따라서 세균의 DNA가 세포 속에 존재하기 위해서는 응축될 필요가 있다. DNA는 스스로 접히고, 음전하를 띤 DNA에 결합한 양전하를 띤 단백질이 DNA가 접히도록 돕는다. 원핵세포 염색체의 두 부위(ori, ter)가 세포분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ori는 원형의 염색체가 복제를 시작하는 장소이며 ter는 복제가 끝나는 장소이다. 염색체 복제는 DNA가 세포 중심 근처에 위치한 단백질들의 복제복합체에 꿰뚫려 통과하면서 일어난다. 복제는 ori에서 시작되어 ter을 향해 양방향으로 진행된다. DNA가 복제 중에 동화작용이 활발히 일어나는데 그 결과 세포의 크기가 점점 커진다. 복제가 끝나면 두 DNA 분자는 서로 분리되어 세포의 반대편으로 각각 이동한다. 빠르게 분열 중인 원핵세포에서 세포분열 사이의 시간 대부분은 DNA 복제로 이루어진다.
<복제된 DNA 분리> 복제는 세포의 중심 근처에서 시작하고, 복제가 진행됨에 따라 복제로 생성된 2개의 ori는 각각 세포의 반대편으로 이동한다. ori에 인접한 DNA 서열은 이러한 분리에 필수적인 단백질들과 결합한다. 결합한 단백질들이 ATP를 가수분해하므로 이 과정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세포질 분열> 염색체의 복제가 끝난 직후 바로 세포질분열이 시작된다. 세포질분열의 첫 단계는 세포막이 조여들어 지갑 끈과 비슷하게 생긴 섬유들의 고리를 형성하며 시작된다. 이들 섬유의 주요 구성요소는 진핵세포의 튜불린과 관련 있는 FtsZ라는 단백질이다. 막이 조여들어 감에 따라 새로운 세포벽 성분이 침적되고 최종적으로 2개의 세포로 분리된다.
진핵생물의 경우도 원핵생물처럼 분열 신호, DNA 복제, 분리 그리고 세포질 분열이 필요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약간 다르다.
<분열신호>원핵생물과는 달리 진핵세포는 환경조건이 적절하여도 항상 분열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다세포성 생물의 일부를 이루며 전문화된 대부분의 진핵세포는 거의 분열하지 않는다. 진핵생물에서 세포분열을 자극하는 신호는 대개 단일세포의 환경이 아니라 그 개체 전체의 기능과 관련되어 있다.
<복제> 대부분의 원핵생물이 주요 염색체를 하나만 가지지만, 진핵생물은 보통 많은 수의 염색체를 가진다. 그 결과 진핵생물의 복제와 분리 과정은 원핵생물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 진핵생물에서 DNA 복제는 대개 세포분열 사이의 특정 시기에 국한되어 일어난다.
<분리> 진핵생물에서 새로 복제된 염색체는 서로 밀접히 연관되어 있고, 이들을 자매염색분체라고 부른다. 이들은 유사분열이라는 기작을 통해 2개의 핵으로 분리된다.
<세포질 분열> 세포질분열은 식물세포와 동물세포에서 각각 다르게 진행된다. 유사분열을 통해 생성된 세포들은 DNA의 양과 종류에서 부모 세포와 같다.
진핵세포에서 세포분열 사이의 기간은 세포주기라고 한다. 세포주기는 유사분열/세포질분열과 간기로 나눌 수 있다. 간기 동안 세포핵이 보이고, DNA 복제를 비롯한 일반적인 세포의 기능이 수행된다. 간기는 세포질분열이 마칠 때 시작되어 유사분열이 시작할 때 끝이 난다. 세포주기의 지속시간은 세포 종류에 따라 큰 차이를 가진다. 초기 배아 세포의 세포주기는 30분 정도로 짧지만, 성인의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는 보통 약 24시간이 지나야 주기를 완성한다. 일반적으로 세포는 대부분의 시간을 간기에서 보낸다. 그래서 현미경으로 세포 집단을 관찰하면, 어떤 주어진 순간에는 단지 몇몇 세포만이 유사분열이나 세포질분열 상태에 있을 것이다. 간기는 G1, S기, G2기라 부르는 세 단계로 나누어진다. 24시간의 세포주기에서 일반적으로 G1기, S기, G2기는 각각 11시간, 8시간, 4시간 지속되며 남아 있는 1시간 정도는 유사분열에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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