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지질

지질은 많은 비극성 공유결합 때문에 물에 녹지 않는 탄화수소이다. 비극성 탄화수소 분자는 소수성이며, 극성인 물을 피해 서로 쉽게 응집한다. 서로 가까이 있으면 비극성 분자들은 약하지만 더해질수록 힘이 세지는 반데르발스 힘에 의해 서로를 끌어당긴다. 이 커다란 거대분자의 집합체는 각각의 지질 분자가 공유결합으로 연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화학적으로 중합체라고 할 수 없다. 지방과 기름은 에너지를 저장하며 인지질은 세포막에서 구조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가진다. 카로티노이드와 엽록소는 식물이 빛에너지를 흡수하도록 도와주고 스테로이드와 변형된 지방산은 호르몬과 비타민으로서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식물이 아닌 동물 몸에 있는 지방은 단열 물질로 작용하여 열을 유지하며 신경을 둘러싼 지질은 절연물질의 역할도 가진다. 피부, 털, 깃털과 잎 표면을 덮고 있는 기름이나 왁스는 물을 튕겨내고 동물과 식물에 있는 수분이 지나치게 증발하는 것을 막아준다.

지방과 기름은 트라이글리세라이드다. 화학적으로 지방과 기름은 단순 지질이라고 알려진 트라이글리세라이드다. 상온에서 고체로 이루어진 트라이글리세라이드는 지방이라고 부르며 상온에서 액체 상태인 것을 우리는 기름이라고 부른다. 트라이글리세라이드는 2종류의 조립 단위인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이루어져 있는데 글리세롤은 3개의 수산기를 가진 작은 분자이고, 지방산은 하나의 긴 비극성 탄화수소 사슬과 하나의 극성 카복실기로 이루어져 있다. 이 사슬은 C-H, C-C 결합을 많이 가져 비슷한 전기음성도를 가지므로 비극성이기 때문에 강한 소수성을 가진다. 트라이글리세라이드는 3개의 지방산 분자와 1개의 글리세롤 분자를 포함한다. 이 합성은 3번의 축합반응을 요구하는데 각 반응에서 지방산의 카복실기가 글리세롤의 수산기와 결합하는 에스터결합이라는 공유결합을 하며 물 1분자를 방출한다. 트라이글리세라이드 분자에 있는 3개의 지방산은 모두 다 같은 길이와 구조를 가질 필요는 없으며 어떤 것은 포화지방산이지만 다른 것은 불포화지방산인 경우도 있다. 포화지방산에서 탄화수소 사슬의 탄소 사이의 모든 결합은 단일결합을 이루며 이중결합일 수가 없다. 이유는 모든 결합이 수소 원자로 포화하여 있기 때문에 이중결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지방산 분자는 비교적 일직선이기 때문에 상자 속 연필처럼 빈틈없이 채워진다. 불포화 지방산은 탄화수소 사슬이 하나 이상의 이중결합을 가진다. 이중결합을 통해서 분자를 비틀어 불포화지방 분자가 빈틈없이 채워지는 것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지방산 분자의 이런 비틀림은 지질의 유동성과 녹는점을 결정하는 데 관여한다. 동물지방의 트라이글리세라이드는 빈틈없이 채워진 긴 포화지방산 사슬을 많이 가지는 성향을 띤다. 이런 포화 지방은 보통 상온에서 고체이며 녹는점이 높다. 반대로 옥수수기름과 같은 식물의 트라이글리세라이드는 짧거나 불포화된 지방산을 갖는 성향을 띤다. 비틀림을 통해서 지방산은 느슨하게 채워지며 녹는점이 낮고 불포화 지방산으로 구성된 트리 글리세린은 대게 상온에서 액체인 특징을 가진다. 지방산은 화학에너지의 훌륭한 저장고이다. C-H 결합이 끊어지면서 상당한 에너지가 방출되는데, 생물은 운동이나 복잡한 분자를 만드는 것과 같이 물질대사와 같은 활동에 이 에너지를 사용한다.

인지질은 생체막을 형성한다. 친수성 말단과 긴 소수성 꼬리를 가진 분자이다. 지방산은 소수성인 부분과 친수성인 부분으로 상반되는 두 가지의 화학적 성질을 가지는데 이를 양친매성이라고 한다. 인지질도 트라이글리세라이드처럼 에스터 결합에 의해 글리세롤에 결합한 지방산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지질에서 인산을 포함하는 화합물 중 하나가 지방산 하나를 대체하여 인지질이 양친매성을 띠게 한다. 음전하를 띠는 인산 작용기는 친수성으로 극성인 물 분자를 끌어당긴다. 하지만 2개의 지방산은 소수성이기 때문에 물을 피하여 서로 응집하려는 성질을 가진다. 수용액 환경에서 인지질은 비극성이자 소수성인 꼬리는 서로 빈틈없이 채워지며 인산을 가진 머리 부분은 밖을 향하여 물과 상호작용하도록 정렬되어 있다. 인지질은 2 중층을 형성하는데 이 2 중층은 가운데 물이 배제된 분자 2개 두께인 판이다. 생체막은 이러한 종류의 인지질 2 중층 구조를 가진다.

일부 지질은 에너지 전환, 조절, 보호의 역할을 가진다. 카로티노이드는 빛을 흡수하는 색소의 집단으로 식물과 동물 모두에게 발견된다. β-카로틴은 광합성 중 잎에서 빛에너지를 포획하는 색소 중 하나이다. 사람의 몸에서 β-카로틴이 분해되어 2개의 비타민 A 분자가 되어 시각에 필요한 CIS-레티날을 만들어낸다. 카로티노이드는 당근, 토마토, 호박, 달걀노른자 및 버터의 색깔을 나타내는 성분이다. 낙엽의 밝은 노란색과 주황색 역시 카로티노이드에 의한 것이다. 스테로이드는 공유 탄소를 통해 여러 개의 고리가 연결된 유기화합물의 한 집단이다. 스테로이드인 콜레스테롤은 막의 중요한 성분으로 막이 온전히 유지되도록 돕는다. 다른 스테로이드는 몸의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화학신호인 호르몬으로 기능하는 역할을 가진다.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합성되며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젠과 같은 스테로이드 호르몬 합성의 시작 물질이다. 비타민은 인체에서 합성되지 않거나 합성 돼도 충분한 양이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서 섭취해야 하는 작은 분자이다. 비타민 A는 녹황색 채소에서 발견되는 β-카로틴으로부터 생성된다. 사람에서 비타민 A의 결핍은 피부, 눈, 건조, 성장과 발달 지연, 야맹증 증상을 나타낸다. 이 외에도 비타민 D, E, K 또한 지질이다. 조류와 포유류의 피부에서 털이나 깃털에 왁스 코팅을 분비하는 분비샘을 가진다. 이러한 코팅은 물을 밀어내는 방수 역할과 모발을 유연하게 해주는 역할도 가진다. 겨울철 휴가 기간에 친숙한 호랑가시나무 같은 식물의 윤기 나는 잎도 왁스로 덮여 있는데, 식물을 덮고 있는 왁스 코팅은 수분 유출과 병원체 침투를 방지한다. 벌도 왁스로 벌집을 만든다. 왁스는 소수성이며 상온에서 모양의 변형이 가능한 특성을 가졌다. 각 왁스 분자는 포화한 긴 지방산 사슬과 포화한 긴 알코올 사슬로 구성되어 있어 이 사슬들이 에스터 결합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